여자친구 부모님께 첫인사 (선물/복장 등)
- 일상기록/진짜 일상
- 2020. 9. 9.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기로 결정했다.
사귄지 꽤 오래된 우리는 슬슬 부모님을 뵙기로 했다. 연애 초기부터 뵐 수도 있었겠지만 그럼 결혼 전까지 서로의 부모님과 교류해야하고 그게 또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었으니 계속 미루었다.
내후년쯤 결혼하자고 서로 의견을 맞췄고 보통 1년전에 결혼을 준비하기때문에 2년전부터 부모님과 교류하며 결혼 승락을 받기 위해 부모님을 뵙기로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자쪽과 남자쪽 부모님 중 보통 여자쪽 부모님을 먼저 뵙는다고 한다. 우리도 그래서 그런건 아니지만 여자쪽 부모님을 먼저 뵙기로 했다.
나는 이상하게 1주일 전부터 긴장되기 시작했는데 남자친구는 전혀 긴장한 모습이 없었다. 일단 컨셉을 물어봤다. 결혼을 승낙받으러 가는건지, 그냥 얼굴을 비추러 가는건지.
남자친구는 그냥 가볍게 얼굴을 비추고 이후 자주 찾아 뵐 예정이라고 했다. 그렇게 컨셉을 잡으니 뭔가 한결 편해졌다.
부모님댁에 갈 때 선물은?
보통 한우를 많이 들고 간다고 한다. 떡이나 도라지청, 홍삼 등의 제품군도 있었지만 역시 모두가 입을 모아 외치는 한우가 가장 무난했다.
가볍게 가는거니 떡도 생각했지만 오래 만난 사이인데다가 첫 만남이니까 한우로 정했다. 아마 이렇게 오래 만나며 부모님이 남친을 보여달라고 기대하지 않았으면 가볍게 떡을 사가고 나중에 한우를 사가자고 했을 것 같다.
엄마에게 드릴 꽃도 고려했지만 5만원어치의 꽃다발과 꽃바구니를 보니 가격대비 효율이 좋지 않을 듯 하여 사려다가 말았다.
사실 꽃다발 들고가면 좋아하시긴 하겠지만 뭐.. 엄청 지대한 영향을 끼칠것 같지는 않았다.
한우는 시장이 저렴하다. 도축장이 있는 곳.... 하지만 신선한 한우를 들고가려면 당일 직접 찾아가야하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부족해서 인근 백화점에서 구입했다. 백화점은 시중보다 1.5배정도 비싸다고 생각하면 된다. 근데 마트도 뭐 비슷하게 부르더라.
엄마가 나중에 한우를 보며 "00만원정도 줬겠는데?"라고 했는데 그가격보다 2배로 줬다.ㅜ
부모님댁에 갈 때 옷차림은?
그 어딜봐도 죄다 양복. 양복. 양복!!! 양복을 입으라는 말 뿐이었다.
결혼인사가 아니라 첫인사라도 깔끔한 인상을 심어주는 게 좋다고 양복을 입고가는 게 좋다고 하더라.
일단 남친은 살이 엄청 쪄버려서 양복이 맞질 않았다. 그렇다고 양복을 사긴 좀 그렇고, 빌리기도 마땅치않고, 결정적으로 내가 입히기 싫었다.
남친이 양복을 입으면... 뭔가 너무 더워보이고 답답해보일 것 같았다.(땀이 많다)
부모님댁에 가기로한 아침부터 만나 아울렛에서 옷을 샀다. 비즈니스 캐쥬얼로 입혀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면접 보고 다닐때도 비즈니스 캐쥬얼을 입고 면접에 오라는 안내문을 보곤 했는데 '남들 다 양복입는데 나만 비즈니스 캐쥬얼을 입으면 너무 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양복을 입고 갔다. 그리고 후회 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비즈니스 캐쥬얼입을껄 하는 생각이 든다. 뭐 면접 결과가 뒤집혔을 수도 있지만 회사생활은 비즈니스 캐주얼로만 해도 됐고, 나중엔 더 편해져서 양복은 면접때 한번 입은게 다였다.
그런 생각으로 부모님을 뵐때도 양복보단 비즈니스 캐쥬얼이 낫겠다 싶었다.
셔츠는 프로젝트엠에서 아래 제품을 처음 골랐다.
레이온 소재라서 번들번들했는데 남자친구는 남색 세로줄무늬가 썩 맘에 들었던 모양. 난 너무 어둑어둑해서 별로였는데...ㅋㅋㅋ 근데 여름도 다 끝나가고 세일도 하던중이라 사이즈가 없었다.(다행)
다음으로 눈이 간 제품
린넨 제품이라 주름이 좀 걱정되긴 했지만 시원해보이고 체형이랑도 잘 어울려서 구입.
소재가 얇다보니 안이 비쳐서 나시를 입힐까 하다가 받쳐입을 반팔티도 구입했다.
쿨스킨 제품이라 땀흡수도 잘 되고 건조도 잘 되는 기능성 제품인듯. 남치니가 질 좋다고 좋아함ㅋㅋ근데 여기 왜케싸냐고..... 가격 두배는 준거같은데.. 우씡
땀많은 남친님의 내년 여름을 위해 몇개 더 주문..ㅋㅋㅋ
바지는 청바지로 갈까 하다가 역시나 격식있는 자리에는 안어울리는 청바지까지 내려가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돌아다니다가 행텐에서 면 반바지를 보고 괜찮은게 있어 입혀보니 왠걸, 최악의 핏이 완성ㅋㅋㅋ 남친이 셔츠를 빼고입으면 안되냐고 해서 "절대 안돼, 셔츠는 무조건 집어넣어야돼." 하며 핏을 너무 맘에 안들어했더니 행텐 매장 아저씨가 남친 몸매에는 이런옷을 입어야한다며 꺼내주신 긴바지.
보자마자 이거다!! 이거야!! 바로 이거야!!
테이퍼드 메모....
아저씨께 무한 감사하며 바로 수선실가서 바지 밑단까지 수선처리 완료했다!!
부모님을 만나다!!
코로나로 거리두기가 강화되어 부모님께서는 남친의 방문을 미룰까 하는 생각도 하셨지만 몇년을 만난 딸 남자친구가 처음 인사오는 건데 미루는 것도 좀 아닌 것 같았고 식당도 불안해서 집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나는 머리가 백지장같이 하얘진건지 집에 폰을 두고와버렸다. 이와는 별개로 남친은 차에 폰을 두고가겠다고 했다.
암튼 약속한 시간보다 10분정도 늦게 집앞에 도착했고, 원래같으면 엄마네니까 그냥 비밀번호 찍고 들어갔겠지만 남친이 있으니 벨을 한번 눌러줬다 ㅋㅋㅋㅋ
아빠는 남친을 보자마자 악수나 한번 하자면서 손을 내미셨고 악수 후 식탁으로 이동했다.
엄마는 하루종일 반찬을 하셨는지 반찬이 한가득...
엄마가 제일 자신있어하는 돼지갈비찜과 내가 집에갈때마다 해달라고 노래를 부르는 비지찌개를 준비해주셨다. 국물류를 고민 많이하신것 같았는데 아빠가 내가 비지찌개를 너무 좋아하니 비지찌개를 하라고 하셨다고 해서 택했다고 한다.
하나하나 계란물입혀 만든 새우튀김과(튀김아니고 전느낌이 강하지만ㅋㅋㅋ) 공들였을 잡채, 깻잎지, 야채 샐러드, 오이무침, 콩자반 등등. 나만 갈땐 메인메뉴 하나에 반찬은 온갖 김치류 파티였는데 반찬 다양성에 깜놀!
엄마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ㅠㅡㅠ
아빠가 까칠하게 구실 줄 알았는데 그냥 일상적인 대화를 너무 자연스럽게 해서 나는 평소와 다를바 없는 느낌이었다. 남친은 그럼에도 불편했겠지만..ㅋㅋ 엄마한테 아빠가 할말없냐니까 엄마도 나름 질문을 준비하신것 같지만 준비한 질문은 아빠가 모두 하실 것 같아 질문 딱 하나 생각했다는데 "느낌이 어떠냐"고 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어렵잖아요 엄마 ㅋㅋㅋㅋㅋ
남친은 그래도 나름 잘 이야기 했고 아빠도 대뜸 엄마한테 도리어 느낌이 어떠냐고 물으시고 ㅋㅋㅋ
술도 둘이서 소주 한병으로 끝.
마지막 과일로 참외와 포도까지 먹으니 3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마무리
나름.. 걱정했던 것 보단 잘 넘어간 부모님께 남친 인사드리기.
부모님에게도, 남친에게도 당일에 후기는 묻지 않았고 나중에 지나가는 말로 그때 어땠냐고 물었으나 대답은 비밀 :D
혹시나 남친을 싫어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런 내색은 없으셔서 다행이었다.
이제 남친은 산을 하나 넘은 느낌, 나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는 느낌이지만 왠지 남친이 옆에 있을 생각을 하니 높디 높은 산은 아닐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후하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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